[스크랩] 방하착 (放下着)
방하착 (放下着)
장님이 나뭇가지를 붙잡고 아등바등 거리고 있었다.
스님이 산세가 험한 가파른 절벽 근처를 지나가는데
갑자기 절벽 아래서 '사람 살려!' 라는 절박한 소리가 들려왔다.
절벽 밑을 내려다보니, 어떤 사람이 절벽으로 굴러 떨어지면서
다행히 나뭇가지를 붙잡고 대롱대롱 매달려 살려달라고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스님이 영문을 물으니.
'사실은 나는 앞을 못 보는 봉사로써
산 너머 마을로 양식을 얻으러 가던 중 발을 헛디뎌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졌는데,
다행히 이렇게 나뭇가지를 붙잡고 구사일생으로 살아 있으니 속히 나 좀 구해주시오.'
스님은 장님에게 잡고 있는 나뭇가지를 그냥 놓아 버리라고 외쳤다.
스님이 자세히 아래를 살펴보니, 그 장님이 붙잡고 매달려 있는 나뭇가지는
뛰어 내려도 다치지 않을 정도의 위치여서,
‘그냥 놓아버리면 더 이상 힘 안들이고 편안해 질 수 있소!’ 라고 외쳤다.
'내가 지금 이 나뭇가지를 놓아버리면 절벽에 떨어져 즉사할 것이니
제발 나 좀 살려주시오~'라고 더욱 애걸복걸 했다.
힘이 빠진 봉사가 손을 놓치자 땅 밑으로 툭 떨어지며 가볍게 엉덩방아를 찧을 뿐이었다.
인생도 특히 대한민국 위정자들은 이 청맹과니와 별로 다를 바 없다.
국제정세가 심각한 와중에도 국격도 국익도 챙기지 않고 오로지 집권하기위하여
눈만 뜨면 이전투구(泥田鬪狗)만 한다.
최순실 국정으로 나라가 온통 어수선한 이 시국에 그들은 국가와 민족보다는
권력쟁취의 호기로 삼고 혼란을 더 심화시키고 있다.
때 만난 솔개들이 먹이를 차지하려고 온 하늘을 활개 친다.
하늘은 그들의 흑심까지 꿰뚫어 보고 있지만 惡鳥들에게는 그런 하늘이 보일 리 없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하지만 침몰도 시킨다(水能載舟亦能覆舟).
위정자들은 헌법을 有不利에 따라 적용한다.
자기주장이 국민전체의 의견인양 혹세무민하면서
아전인수식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여 위기를 심화시킨다.
투견에게 집을 지키게 할 주인이나 구밀복검(口蜜腹劍)자를 가까이하는 사람이 있던가?
運命을 다한 배는 저절로 가라앉지만 急造한 배는 잔물결에도 쉽게 뒤집혀진다.
군중을 선동해서 집권하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
또 다른 불법세력이 곧 나타나기 때문이다(更有收人在後頭).
小雪을 맞아 瑞雪이 온천지에 내렸다.
구차하게 처신하는 위정자들도 순백의 마음으로 방하착하기를 부탁한다.
2016년 11월 22일(소설) 호 광 류 형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