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2.23 03:16
미국 LA에서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오던 항공기가 1만m 상공에서 기우뚱했다. 승객들이 한꺼
번에 앞쪽으로 우르르 몰려 생긴 현상이다. 40대 한국인 탑승객이 술에 취해 행패를 부렸기 때
문이다. 이 사람은 다른 승객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욕설을 퍼부었다.
1993년 3월 있었던 일이다. 그 4개월 후엔 도쿄에서 서울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30대 주부가
술 마시고 떠들다 '조용히 해달라'는 다른 승객을 주먹으로 때렸다고 해서 뉴스가 됐다.
▶중국에선 항공사 여승무원 교육 때 포복, 통나무 들어 올리기 같은 유격 훈련까지 포함한다.
기내에서 난동을 부리는 공노족(空怒族) 승객들을 제압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4월 중국 다롄에
서 선전으로 향하는 여객기에서 여성 승객 네 명이 패싸움을 벌여 비행기가 비상착륙해야 했다.
등받이를 뒤쪽으로 눕혔던 게 싸움 발단이었다 한다.
2014년 말에는 난징으로 가는 비행기에 탄 20대 커플이 나란히 앉는 좌석을 배정해주지 않는다
고 승무원에게 뜨거운 물을 뿌리고 "비행기를 폭파하겠다"며 소란을 피웠다. 비행기는 회항했다.

▶미국에서 기내 난동은 바로 구속감이다. 올 4월 부산에서 괌으로 가는 여객기 안에서 술 마
시고 승무원에게 폭언한 40대 한국인 치과 의사가 공항에 착륙하자마자 FBI에 연행됐다.
그는 재판에서 3년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펜실베이니아 앨런타운으로 향하는 델타항공 비행
기에서 '트럼프 지지'를 외친 한 백인 남성은 블랙리스트에 올라 다시는 델타항공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그제 한 무역 회사 대표의 30대 아들이 베트남에서 출발해 서울로 오던 비행기 안에서 2시간
동안 난동을 벌였다. 술 취해 옆 승객 때리고, 말리는 여승무원 배를 차고, 항공사 직원 얼굴에
침을 뱉었다. 승객들이 찍은 동영상이 유튜브에 돌고 있다. 그 비행기에 탔던 미국 가수 리처드
막스가 다른 승객들과 함께 난동 승객을 제압했다. 막스는 SNS에 "여승무원들이 이 사이코를
어떻게 제지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고 썼다. 미국 TV에 이 장면들이 상세히 보도된다고 한다.
▶문제의 승객은 9월에도 비슷한 일을 벌였다. 그런데도 제지 없이 비행기에 탔고, 이번 사건
에서도 경찰은 그를 조사하고 곧바로 집으로 보냈다. 미국에선 승무원 업무 방해죄가 최대 20
년 징역형인데 우리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며칠 전엔 칠레에서 외교관이 현지 청소년을 성추행하는 장면이 방송에 나갔다. 안 그래도 최
순실 사태로 외국 사람들 보기 낯 뜨거운데 자꾸 엉뚱한 '어글리 코리안'까지 돌출하고 있다.